November 26, 2022

2022 ZeroPage 지금그때

MinJun Choi

What is 지금그때?

현재 내가 32대 회장단으로 있는 중앙대학교 소프트웨어학부 학술동아리 ZeroPage에는 매년 주기적으로 열리는 행사가 크게 4개가 있다. 오늘은 마지막 행사인 '지금그때'를 진행했다.

이 행사는 졸업하신 선배분들과 재학생이 만나 선배분들의 그때와 우리들의 지금을 서로 공유하고 엿볼 수 있는 자리다. 후배분들은 학업이나 학교생활에 대한 본인의 고민을 털어 놓을 수 있고 이에 대한 조언이나 선배분들의 경험을 들을 수 있다. 반대로 선배분들은 그런 질문들에 기꺼이 조언을 아끼지 않아주시고 요즘은 어떤 공부를 하는지, 학교 생활은 무엇이 달라졌는지 서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자리이다.

작년에도 내가 1학년일 때 이 행사를 참여했었는데 선배분들과 이야기를 하면서 학교 수업에서는 얻을 수 없던 이야기들을 나눌 수 있었고, 취업이나 대학원 뿐이 아니라 개발자라는 종류의 사람이 무엇인지, 앞으로의 공부 방향성을 어떻게 확립해나가야 하는지를 알 수 있었다.

올해는 이 동아리의 회장단으로서 행사를 준비하고 운영하고 참여했다.

진행 방법

우선 간단히 아이스 브레이킹을 하고 본격적으로 시작이 됐다. 대략 한 시간씩 3타임이 운영이 됐고 각 타임에는 본인이 관심이 있는 주제가 있는 자리에 가서 편하게 대화를 하면 된다.

자세한 타임테이블은 아래와 같다.

TimeActivity
13:30 - 14:00참가자 등록
14:00 - 14:30개회사
14:30 - 15:00아이스브레이킹
15:00 - 16:00월드카페 1부
16:00 - 17:00월드카페 2부
14:30 - 15:00월드카페 3부
18:00후기 및 폐막
18:30회식

주제는 신청하신 분들이 원하는 것을 바탕으로 총 12개를 만들었다.

  • 무슨 공부를 해야하는가, 학부생때 해야할 것들에 대한 추천
  • 학교 수업을 따라가는 것이 중요한가
  • 졸업생으로서 가장 유용하게 생각하는 과목
  • 취업을 위해 준비해야할 것들
  • 대학원에 대한 조언
  • 관심 분야를 어떻게 정했는지
  • 지금 하는 일이 즐거운 이유
  • 컴퓨터 전공자는 어떤 유형으로 사회에 진출하는가
  • ZeroPage가 나에게 미친 영향
  • 시간, 멘탈 체력 등의 관리
  • 방학에는 무엇을 하는 게 좋은가
  • 개발자와 커뮤니케이션에 대해

어떤 주제에 참여했는가

꼭 한 타임에 한 주제에 머물러 있을 필요는 없었는데 자리에서 이야기를 하다보니 물어볼 것도 많았고 들을 내용도 많아서 총 3개의 주제에 참여를 했다.

학교 수업을 따라가는 것이 중요한가

첫 번째 타임에 참여한 주제다. 사실 이 주제는 내가 1학년 때부터 재학생 선배분들께 많이 물어보며 다녔고 이에 대한 답도 알지만, 오늘 처음 본 선배분들, 특히 현업에 종사하신 분들의 생각은 어떤지 궁금해서 자리를 찾아갔다.

당연히, 다들 중요하다고 대답해주셨다. 근데 그거에 덧붙여서 이야기 해주신게 기억이 남았다. 내 기억에 남는대로 재해석을 하자면, 학교에서 배운 내용은 일종의 지도 같은 역할을 한다고 하셨다. 당장은 현업에서 쓰이지 않고 내가 필요로 하지는 않을 수도 있지만, 언젠가 내가 그 지식이 필요할 때 그 길을 찾는데 유리하다고 한다. 또한 본인이 취직을 하든, 연구를 하든 무엇을 할 지 아무도 알 수 없기에 기회비용일 수도 있지만 잘 만들어진 학교 커리큘럼을 따라가는 게 맞다고 하셨다.

하지만 오히려 반대로 학점은 그리 중요하지 않았다. 대학원을 준비하지 않는 이상, 취업을 할 때는 학점보다는 그 과목을 본인이 자신의 말로 설명할 수 있는지, 얼만큼 자기의 지식으로 만들었는지를 판별하기 때문에 학점에 그리 목 메이지 않아도 된다고 한다.

그래서 나는 요즘 기업에서 신입을 뽑을 때 학점보다는 프로젝트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냐고 여쭤봤고, 거기 계신 세 분의 선배들 모두 얼추 맞다고 대답하셨다. 대신 우리들이 프로젝트를 통해서 어떤 특정한 모습을 뽑내려고 안해도 된다고 하셨다. 지원자들을 보면, 프로젝트를 통해 본인의 특장점을 억지로 어필하려는 모습이 보인다고 하는데 이러한 점보다는 오히려 본인이 문제를 정의하고, 몰두하고, 해결해나가는 과정 속에서 생기는 고민이나 선택들에 대한 이유를 본인만의 생각으로 논리적이게 풀이할 수 있고 그 과정을 제시할 수 있으면 된다고 했다. 단순히 예를 들자면, 왜 React를 안쓰고 Nuxt로 개발을 하는지에 대한 본인만의 생각이 있고 말을 할 수 있으면 그걸로 충분하다는 얘기다. 실제 현업에서도 예시와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런 상황에는 지원자가 어떤 이유로 왜 이런 선택을 하는지 알아가는 과정인 것이었다. 또 더불어서 학교에서 배운 내용들을 본인의 프로젝트에 적용하려는 시도를 하면 좋을 것 같다고 하셨다. 개념적이고 추상적인 CS 지식을 프로젝트에 적용하는 게 쉽지는 않지만 low level를 다루면서 양질의 프로젝트를 만들 수 있거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을 수도 있다고 하셨다.

관심 분야를 어떻게 정했는지

두 번째 타임에 참여한 주제다. 입학 전부터, 나는 문제를 찾아 공학적인 기술로 해결해나가는 것을 좋아했다. 그렇다보니 프로젝트성 공부를 지속했었다.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과정에서 앱이 필요하면 앱 개발 공부를 했고, 웹이 필요할 것 같으면 그때부터 웹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필요성에 의해 공부를 하다보니 여러 분야를 어느정도 경험은 해봤지만 특정 분야에 대한 깊은 지식이나 내가 그 분야를 제대로 잘 안다고 말을 할 수는 없었던 것 같았다. 그래서 최근에는 내가 좋아하는 분야를 찾아서 깊게 파보고 싶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고 선배분들은 어떻게 본인의 분야를 정했는지 궁금했다.

여러 선배들의 조언을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우선 다양한 경험을 해봐야한다는 것이었다. 동아리 내에서 스터디를 하든, 더 몰입감 있게 공모전을 나가든 어느정도의 강제성을 부여한 채로 여러 분야를 접해야한다는 것이다. 사실 지금 관심 분야를 찾아도 실제 현업에 나가면 자신이 관심있어 하는 분야를 다루는 경우는 일부기 때문에 한 분야를 깊게 파는 것이 물론 개인의 성장에 도움은 되지만, 관심 분야를 못 정했다고 불안해할 필요는 없다고 하셨다. 다만 오래 방황을 할 경우에는 학교 공부를 더 열심히 해야한다고 하셨다. 학교에서 배우는 CS 지식이 현업에서 일하는 지금까지도 도움이 되기 때문에 기본 중에 기본이 되는 내용들은 탄탄히 쌓을 필요가 있다고 했다.

사실 너무 당연한 얘기였다. 오히려 선배분께서 지금처럼 필요에 의해 찾아 공부하고 고민하는 시간이 필요한 게 당연하다고 하셨다. 그 말에 안심이 되기도 했고, 지금처럼 지치지 말고 여러 자극을 받으며 살아야겠다고 생각했다.

방학에는 무엇을 하는 게 좋은가

세 번째 타임에 참여한 주제다. 사실 세 번째 타임에는 조언을 들으러 간 게 아니라 1학년분들이 계셔서 고민을 들어주려고 갔었다. 그래봤자 1년 차이라 도움이 될 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쉬지 않고 바쁘게 1학년을 보냈다고 말할 수 있어서 좋았던 점, 또 아쉬웠던 점을 들려주려고 갔다.

내가 말한 내용만 정리를 하면 아래와 같다.

난 하나의 기술 스택을 공부해보거나, 학교에서 지원해주는 외부 프로그램을 해보라고 추천했었다. 경험에서 오는 차이만큼 확실한 게 없다고 생각을 해와서 방학만큼은 학기 중에 병행하기 어려웠던 개발공부를 하거나, 해외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게 도움이 많이 될 것 같았다. 또한 본인이 졸업 전에 하고 싶은 것에 대한 계획을 세울 필요가 있다고 말해줬다. 교환학생만 해도, 적어도 1년 전부터는 어학성적을 준비해야한다. 외부 동아리도 코딩 테스트를 통과하려면 몇 달을 할애해야한다. 나도 이런 점에 있어서는 부족했고 아쉬웠기에 후배분들은 더 낫길 바라는 마음에 말해줬다.

2022 지금그때 회고

올해에도 작년과 마찬가지로 여러 생각이 들었고 다양한 감정들을 느낄 수 있었다. 참여자로서, 또 이 행사를 준비했던 회장단으로서도 느낀점이 있었다.

우선 장소가 급히 바뀌어 예상했던 방향대로 안흘러가서 좀 아쉬웠다. 그럼에도 다른 회장단들이 열심히 같이 준비해줘서 다행이었고 무사히 진행됐다는 점에서 뿌듯하기도 했다. 이럴 때마다 회장단하길 잘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1년동안 학교 생활을 하다보면 자연스럽게 진로에 관한 이런저런 고민들이 쌓이게 된다. 오히려 난 방향성 없게 입에 넣어주는 공부만 하면 안된다고 생각하고 본인이 학교를 다니면서 진로나, 학업, 개발 등 본인만의 여러 고민들이 생겨야한다고 생각한다. 나는 그럴 때마다 물어볼 곳이 없었는데 졸업을 하셔도 여전히 관심을 가져주시는 분들 덕분에 동아리 운영도 되고 나와 같은 재학생들의 고민이 조금은 덜어지는 것 같다. 선배분들께 질문을 하고, 이야기를 하다보면 내 로드맵을 잠시 먼 시점에서 관찰하는 느낌이 든다. 미로에서 잠시 나와 탈출구가 어딨는지 확인하는 느낌이었다. 평상시에 갖고 있던 여러 고민들이 하나하나 풀려서 그런가 다시금 방향성이 잡히고 새로운 자극을 찾은 느낌이 들었다.

학부 차원에서 이런 이벤트를 유지를 못시켜서 더욱 동아리 선배분들께 감사하기도했다. 다만 아쉬운 건, 1학년분들도 나와 같은 기분을 느끼셨으면 했다. 듣는 것에만 익숙해진 분들이 꽤 있으셨는데 기회를 놓치지 않고 이런 저런 질문을 더 많이 했으면 어땟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추가로 선배분들이 어떤 일을 하는지, 어느 분야를 공부하고 계신지 여쭤봤었는데 그럴 때마다 난 대체 불가능 한 사람, 개발자를 위한 개발자라는 타이틀을 내밀 수 있는 사림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본인이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 자신 있게 보여주고 설명하는 모습이 내가 바라는 모습이기도 했다. 지금 내가 하고자 하는 분야를 뚜렷히 못정해서 저런 생각이 들은 것 같기도 했다. 앞으로도 많은 자극들을 받으며 아직 접해보지 못한 것들을 경험해보고 싶었고, 지금 도움을 받은 만큼 나의 지금이 그때가 될 때 후배분들의 지금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